양산 석계산단 공사장 폐기물 수백톤, 이제 타지로 이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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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석계산단 공사장 폐기물 수백톤, 이제 타지로 이동중?
  • 유동균 기자
  • 승인 2022.11.0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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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 주민들 제보에 발등에 불 떨어졌나? 폐기물 '흔적 지우기' 포착
석계산단 진입로 지중화사업 공사현장서 이틀간 폐기물 450톤 반출
경남 양산 상북면 야산에 인근 지중화사업 공사현장에서 반출된 콘크리트 구조물이 마구 버려져 있다. [사진=유동균 기자]

경남 양산시 석계산업단지 입구 지중화사업에서 발생된 수백톤의 폐기물이 인근 야산에 마구 버려지고 있다는 보도(본보 11월 9일자) 이후 시공업체가 이들 폐기물을 또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런 가운데 관할 당국인 양산시는 해당 부서 담당자의 휴가 등을 이유로 환경훼손 현장을 그대로 방치해 범행 흔적 지우기에 시간만 벌어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9일 양산 상북면 주민들의 제보에 따르면 석계산단 진입로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중화사업 공사현장에서는 지난 6일부터 매일 수백톤의 폐기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 2020년 9월 10m 높이의 옹벽이 무너지면서, 토사 유실과 함께 10여m 폭 도로 아스팔트가 파헤쳐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산을 깎아 만든 석계산단은 4년 전 당시 시공 직후부터 진입도로와 법면(옹벽) 균열이 발생하면서 재시공하는 등 논란을 빚었다.

한국전력 남부건설본부는 석계산단 조성 당시 진입로 부분에 지중화사업을 완료했지만, 2년 전에 발생한 옹벽 붕괴사고와 이후 잇단 태풍 피해로 인해 최근 이곳에 대한 지중화 공사를 다시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공사 과정에서 나오는 각종 골재와 콘크리트, 흙더미 등이 허가받은 적치장이 아닌 인근 야산에 마구 버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 6~7일 이틀 동안에만 15톤 덤프트럭이 30차례 모두 450톤가량 폐기물을 공사 현장에서 1㎞ 거리 떨어진 장소에 마구 버렸다. 해당 시공사는 창원에 소재한 건설사로 알려졌다.

실제 취재진이 석계리 양주중학교 인근 도로변 불법 야적지를 찾아가 확인해보니, 현장에는 군데군데 철제가 박힌 콘크리트 덩어리 등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어 지나가기도 힘들 정도로 위험해 보였다.

양산 석계리 양주중학교 인근 도로변 불법 야적지에 군데군데 철제가 박힌 콘크리트 덩어리 등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사진=유동균 기자]

상황이 이런데도, 양산시와 발주처인 한국전력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방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양산시 자원순환과 담당 부서에서는 팀장이 휴가라는 말로 일축했고, 한전 건설본부 관계자는 연락을 취했으나 종일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안전에 위협을 느낀 주민들이 급기야 언론사에 제보하자 시공사 측은 9일부터는 관련 폐기물을 부산 강서구 방면으로 옮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위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석계산단 진입로 지중화 재공사 기간은 2개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폐기물 불법 폐기 문제로 공사 기간이 훨씬 길어질 것이라는 얘기만이 현장에서 들리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양산시 관계자는 "주무부서 팀장은 휴가고, 담당자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상황 판단이 되지 않고 있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로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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