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지역 여야 의원들 공치사 경쟁 ‘갈수록 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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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지역 여야 의원들 공치사 경쟁 ‘갈수록 가관’
  • 안정은 기자
  • 승인 2020.12.1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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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이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여야 의원들의 공치사 경쟁이 갈수록 가관입니다.

의원들은 서로 뒤질세라 국비 확보 실적을 놓고 ‘셀프 공치사’에 여념이 없습니다. 어떤 의원은 1000억 원 넘는 예산이 자기 공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의원들 역시도 저마다 자기 실적이라고 셀프 칭찬에 열을 올리기 일쑤입니다.

6일까지 PK 의원들이 배포한 예산 관련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영석(경남 양산갑) 의원 측은 내년도 국비 예산 1300억여 원을 확보했다면서 양산시 관계자들로부터 ‘국비 예산 폭탄 약속을 지켰다’, ‘역시 예산 정책 전문가답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윤 의원 측이 실적 ‘1순위’로 올린 천연물안전지원센터 구축 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양산부산대병원을 중심으로 하는 동남권 의생명산업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추진돼 왔습니다. 특히 정부 예산안에서 해당 예산이 삭감되면서 김경수 경남지사를 비롯한 경남도 정무라인이 총동원돼 종합계획용역비 4억 원을 확보했습니다. 경남도 관계자는 윤 의원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경남도도 많이 고생해서 겨우 지킨 예산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부산 남을) 의원은 이번에 블록체인 벤처컨벤션 사업 예산 24억5000만 원 등 4건의 사업에 모두 92억 원의 국비 확보 실적을 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공을 내세웠습니다. 부산시당위원장인 박 의원은 예산안 정국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PK 민주당 대표로 들어갔습니다. 92억 원이라는 금액은 예결위원으로서도 그렇고, 다른 의원들이 내세운 실적에 비하면 많은 금액은 아닙니다. 

국민의힘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지난 3일 국토교통부 국장 등을 만나 지역구에서 추진·검토되는 도로 중 국도 20호선 의령-정곡 4차로 확장 등 9개 사업이 ‘제5차 국토·국지도 5개년 계획(2021~2025)’에 최종 반영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는 의정활동 자료를 냈습니다.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거제시)도 보도자료를 통해 거제시가 내년도 총 2925억7100원 원 규모의 국비를 확보했다면서 사실상 역대 거제시 예산안 통상 최고액에 해당한다고 자화자찬했습니다.

국회의원의 임기는 6월1일부터인데, 임기 시작 전에 공모사업으로 확보된 예산도 초선인 서 의원이 확보한 걸로 홍보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느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각 의원들의 국비 확보 공치사 경쟁이 이토록 치열하다보니 일부 사업은 여러 의원들의 실적 자료에 중복으로 언급되기도 합니다.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홍보 예산, 만덕3터널 건설 예산 등은 다수의 부산 의원들이 ‘내 실적’이라고 홍보해 그야말로 실소를 자아내게 합니다.

일각에서는 의원들의 이런 행태에 대해 지역 유권자들을 현혹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대형 인프라 사업의 국비 확보는 정부 정책과 긴밀히 연동되고 지역 정관계가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특정 누군가가 공을 독차지하려 해서는 안 된다면서 유권자들도 숫자에 현혹되기보다는 지역구 의원이 오랫동안 일관성 있게 추진한 사업이 예산으로 현실화됐는지를 잘 살펴보는 안목을 가져야한다고 말했습니다.

[INT 최동섭 / 부산참여연대 지방자치본부장]
“예산 따오기 실적 경쟁을 정치인들이 하는데 그것이 너무 홍수를 이루고 있어서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실제 자기가 하지 않은 자기가 개입해서 따오지 않은 것도 자기가 했다고 하는 것은 시민들에 대한 제대로 된 처사가 아니고 과하게 말하면 좀 우롱하는 처사인 것 같습니다. 정확한 사실에 바탕을 해서 유권자들에게 홍보를 하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역구 의원들이 당연히 해야 할 본연의 일을 놓고 저마다 예산 확보에 공을 세웠다며 셀프 칭찬 경쟁을 벌이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역구 의원들이 공치사에 열을 올리는 동안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친 국민들의 시름은 늘어만 갑니다.

채널e뉴스 안정은입니다.

 

 

취재기자 : 안정은
영상편집 : 김다정
제보안내 : news@channe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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