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아직도 판자촌? 타워팰리스 옆 그림자 '구룡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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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아직도 판자촌? 타워팰리스 옆 그림자 '구룡마을'
  • 김다영 기자
  • 승인 2020.03.20 2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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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최대 규모의 판자촌이자 강남의 마지막 남은 판자촌 ‘구룡마을’이 강남구 주도로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토지주와 보상협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아 사업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서울 동남쪽 구룡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서 구룡마을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곳은 개발이 본궤도에 올랐지만, 서울시와 주민들 사이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적절한 보상 없이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 개발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을지 진행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 유귀범 구룡마을 주민자치회장 인터뷰 1 ]

강남 개발이 한창이던 1980년대. 구룡마을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게임을 전후해 개포동에서 밀려난 주민들이 구룡산 북사면에 거주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강남 최고의 부촌이라고 불리는 타워팰리스가 마을에서 불과 1km 남짓 떨어진 곳에 있기 때문에 참담한 단면이 더욱 두드러지는데요.

그래서 이 지역을 두고 묘한 대비가 보이면서 강남 개발의 ‘빛과 그림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제가 지금 나와 있는 이곳이 바로 현재 서울 강남에 남은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입니다. 강남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믿기 힘들만큼 열악했습니다.

마을 입구에는 이처럼 주민들이 내건 플래카드로 가득합니다.

구룡마을의 개발사업을 통해 마을 일대에 2700가구 규모의 임대아파트가 들어설 계획에 있지만, 이마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사업추진을 위해 강남구는 마을 주민의 이주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이주하게 되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제공하는 임대아파트에 머물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되면 입주금과 함께 월세를 내야한다며, 개발지연에 따른 선이주민 임대료 저감과 면제요청 5년 분양전환 임대아파트 공급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유귀범 구룡마을 주민자치회장 인터뷰 2 ]

유귀범 주민자치회장은 서울시가 철거민들에게 전기와 수도 등을 공급해주지 않은 채 30년 동안 방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구룡마을 상황실 근무자 인터뷰 ]

서울시와 SH공사 등이 물건·토지조사를 한 결과 구룡마을 토지 소유자는 580명, 거주민은 1100여 가구입니다.

시는 공공이 주도하는 100% 수용 방식으로 마을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 변호사 인터뷰 ]

주민들이 요구하는 보상과 이주대책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갈등은 깊어지고 있는데요.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달라서 좀처럼 개발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 박천수 구룡마을 주민자치회 총무 인터뷰 ]

거주민들은 분양권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에서는 분양권을 줄만한 법적인 근거가 없다며, 재계약이 가능한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가 사업실시계획 인가를 내고 보상절차에 들어갔지만 토지주와 거주민과의 보상 협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올해 완료 예정이었던 구룡마을의 도시개발사업이 2023년까지 또 다시 연기됐습니다.

서울시와 마을 주민 간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 속도는 제자리걸음입니다.

채널e뉴스 김다영입니다.



취재기자 : 김다영
촬영/편집 : 김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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