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문화재 27호 승무 이수자 현임숙 브니엘예술중·고등학교 교감
[채널e뉴스=김동현 기자] “무용은 한국 무용, 발레, 현대 무용의 세 분야로 나뉘며, 현재 인기가 높아 서로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국 무용은 한국 전통 무용을 의미하며, 발레는 외국 무용이고 현대 무용은 발레에서 토슈즈를 신지 않고 현대적으로 발전한 형태입니다. 현재 한국 무용은 인기가 높아져 중국 아이들도 한국 무용을 배우고 싶어 합니다.”
이처럼 1965년 부산출생인 현임숙 브니엘예중·고등학교 교감 선생의 무용사랑은 평소 우리문화에 남다른 관심이 있었던 어머니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뭐하려고 여자가 대학에 가느냐’며 대학진학을 못마땅하게 여긴 할아버지로 인해 꿈을 접어야만 했던 어머니는 자신의 꿈을 딸이 대신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래서일까. 어머니는 자신의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 딸이 5살 되던 해에 함께 무용학원을 찾았고 한국 무용과 발레 학원에서 꿈을 키우게 했다.
이후 초등학교 3학년 때 미국 발레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대구로 이사했지만, 1년 후 선생님이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그는 부산으로 내려왔고 지금까지 한국 무용을 하게 된 것이라고.
그는 학창 시절의 애환을 들려줬다. 그는 고등학교 때 선화예고에 입학한 유일한 부산출신 학생이었지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선배 집에서 지내며 졸업했다. 설상가상으로 부모님으로부터 레슨비를 지원받지도 못하는 힘든 생활도 그의 무용에 대한 꿈을 꺾지는 못했다.
“남들 수업하면 창 너머로 보면서 따라 연습을 하고 동작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집에 와서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죠.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버텼는지….”
형편이 녹녹지 않았던 그는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을 포기하고 취직을 해야 되겠다’고 고민하게 됐고, 그러던 중 그의 재능을 알아본 배정혜 선생님이 ‘무슨 소리야 대학 가야 된다’고 적극 권유했다. 경희대와 숙대에서 1년 장학금을 주겠다고 했지만 어린 마음에 부산 여자대학교에서 4년 장학금을 제안받아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부산여자대학교(현 신라대학교) 무용부가 인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강이문 교수 덕분에 4년 장학금을 받고 졸업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런 그는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상경해 ‘김현자 춤 아카데미’에서 1회 졸업한 후, 18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시립무용단 정단원으로 입단했다. 그 당시 힘들어서 250원짜리 컵라면에 계란을 넣어 먹으면 이를 보던 친구들이 ‘너 생일이냐’ 할 정도로 무척 힘들었다며 웃음지어 보였다. 그의 에피소드도 들을 수 있었다.
“너무 힘들어 남편에게 우스갯소리로 ‘이제 임신도 하고 했으니까 집에 가고 싶다’ 하니까 당시 세브란스병원 교수로 있던 남편이 다음 날 사표를 쓰는 바람에 얼떨결에 부산으로 내려왔고, 이런 나의 넋두리 한마디를 진심으로 받아들여 부산으로 함께 내려와 준 남편에 대해 한없는 감사함과 사랑을 전하고 싶다며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후 부산예술고등학교에서 강의를 하다, 1995년 브니엘 예술중학교가 개교해 자리를 옮겼지요.” 이후 브니엘예술고등학교 무용부장, 예술부장을 역임했다.
그가 롤 모델로 삼았던 배정혜 선생님은 20년 이상 국립무용단과 서울시립무용단에서 안무자(단장)로 활동하며 호흡과 하체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체는 단단하고 상체는 부드럽게 하는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현 교감은 아이들에게 인성 교육을 중요시하며, 배 선생님과 같은 방식으로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현 교감은 2001년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로, 유씨엘에이(UCLA) 대학에서 6.25 전쟁 50주년 기념 공연에서 ‘현임숙의 춤’을 주제로 공연을 했다.
그는 ‘궁’이라는 작품의 동작과 음악에 대해 저작권법(C-2013-014717호)을 등록했다. 때문에 이 작품은 브니엘예술고등학교 학생들만 공연할 수 있게 된 것.
그는 예술분야 중에서 체육, 음악, 미술, 무용이 있는데 초등학교에서 무용 수업이 없어진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예전에는 율동 수업이 있었지만 지금은 음악, 미술, 체육만 남아 있다고.
아울러 “체육 등은 서로 경쟁을 하는데 이와 달리 무용은 항상 손을 잡고 음악을 들으면서 협동과 배려를 배우는 중요한 과목이며 그래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무용 수업이 꼭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 교감은 ‘무용의 이해’라는 고등학교 교과서를 집필해 전국에 배포했다. 이전 교과서들이 이해하기 어려웠던 반면, 이번 교과서는 간추려져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술제에서는 새로운 창작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이화여대, 성균관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같은 대학 시험에 유리한 커리큘럼을 제공한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이 학교 관계자는 “브니엘예술중·고등학교 현임숙 무용 선생님(교감)의 지도 덕분에 서울, 제주도, 청주 등 타 예고 학생들조차도 한예종으로의 진학률이 높다는 소문을 듣고 전학을 올 정도다”라고 귀띔했다.
“한국 무용에서 발 디딤은 중요한 요소로, 굿, 승무, 살풀이 등 다양한 무용에 존재하죠. 제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스승인 이매방·한영숙 선생님의 가르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임숙 교감은 이화여대교육대학원 졸업, 경남대학교 이학박사를 취득했다. ‘무용의 이해’고등학교 교과서 집필, 서울시립무용단 정단원, 국가무형문화재 27호 승무 이수자, 영남춤 협회 이사, 대한건강춤 협회 연구이사, 움 무용단 예술감독, 무궁화예술단이사장 우수지도자 교육상, 국제춤그랑프리조직위원회 지도자상, 세계예능교류협회 안무지도자상, 우리춤협회 지도자상, 대한무용협회 지도자상, 교육부장관 상 수상, 국회의장상 수상, 부산대총장상(5회), 한국국악협회 지도자상(2회), 한국무용교육학회 무용연구교사상, 부산광역시장 우수지도자상 등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