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서 발견된 세계 유일 '양산꼬리치레도롱뇽' 멸종 위기 처했다
최복춘 시의원 주최 심포지엄 개최
경남 양산시는 동면 사송신도시 아파트 공사장 인근 외송천에서 발견된 세계에서 유일한 신종 도롱뇽이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해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신종 도롱뇽의 학명은 발견 장소 이름을 딴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이다.
도롱뇽이 발견된 현장의 공사는 지난해 4월 환경단체의 문제 제기로 잠시 중단됐고 올해 2월 임시 산란터가 조성됐지만, 졸속으로 설치되는 바람에 대부분의 산란터는 이들 도롱뇽이 생명을 유지하기에는 힘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상황에 최복춘 양산시의원(국민의힘, 동면·양주동) 주선으로 지난 11일 오후 양산시의회 회의실에서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의 멸종 위기에 대처하는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보여주기식 대처에 대한 비난과 함께 대체 서식지가 빨리 정해지지 않으면 올해 안에 신종 도롱뇽이 멸종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사공혜선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주제 발표를 통해 "올해 1~2월 임시산란터 31개 소가 조성됐지만, 신종 도롱뇽이 그나마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곳은 6곳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처음 도롱뇽이 발견된 서식지인 부지를 개발, 준공을 앞두고 있는 LH양산사업단과 양산시는 장기적인 서식처 마련 요구에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핑퐁 게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시산란터는 국립생태원이 다녀갈 당시에는 잘 꾸며졌지만, 현재는 경사가 급해지고 훍탕물로 채워져 있다. 어떤 곳은 돌이 쌓여있는 지경"이라며 "LH는 멸종 위기종의 보호보다는 공사장 진입을 막는 데 급급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역 환경단체에 따르면, 신종 도롱뇽은 지난 2014년 서울대학교 수의대 연구팀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연구자들은 당시 이 도롱뇽의 분포지역인 양산과 밀양 일대가 과거 신라의 영토였음을 고려해 학명에 '신라'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백두대간의 차고 맑은 계곡을 중심으로 서식하는 한국꼬리치레도롱뇽 가운데 양산에 분포하는 집단은 별개의 독립된 종으로 밝혀졌다. 프랑스 국적인 아마엘 볼체 중국 난징임업대 교수와 민미숙 서울대 박사는 최근 이 같은 사실을 과학저널 '동물학 연구'에 보고했다. 이로써 세계에서 한반도에만 사는 꼬리치레도롱뇽 고유종은 모두 2개 종이 됐다.
아마엘 볼체 중국 난징임업대 교수는 이날 심포지엄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현장을 찾았을 때 개체군이 아주 적은 데다 서식지가 개발과 기후변화 위협을 받고 있었다"며 "적절한 보호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이 종에 대해 알기도 전에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심포지엄을 주최한 최복춘 시의원은 "신종 도롱뇽이 양산에서 발견된 것은 지역 생태계가 아직 살아있다는 좋은 징조"라며 "이번 심포지엄이 '천성산 도롱뇽'으로 상징되는 환경 투쟁이 아니라 민관이 힘을 합쳐 지역 생태환경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